이제 벌써 10월 중순이 다가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연말이 금방 올 것 같습니다.
바쁜 일상에 건강검진을 미루어 오셨던 분들이라면 연말에 바빠지기 전에 미리 건강검진을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12월이 되면 업무량은 더 많아지게 되고 건강검진센터와 병원들도 사람이 몰려 예약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종합건강검진을 받으려 할 때 누구나 고민하게 되는 것이 있죠.
건강검진을 하게 되면 센터에서 권장하는 추가검사들을 추가할 것인지 말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본검사는 누구나 하는 것이지만 아무래도 추가검사로 검사항목이 많아질 수록 조기발견을 하기 용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입니다.
국립 암센터에서 2002년 건강검진을 받았던 검진자 7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부분 추가 검사 항목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질환에 대한 불안심리를 파악한 검진센터들은 기본검사 외 다양한 검사항목을 포함한 패키지상품들을 내놓고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프리미엄 검진은 200만원이 훌쩍 넘고 하룻밤 묵으면서 1박2일 동안 진행되는 숙박 검진은 거의 700만~1100만원에 이릅니다. 검진센터에 따라 추가항목이 없어도 기본검진비용조차도 거의 4배 가까운 차이가 나기도 합니다. 국가건강검진과 국가암검진이 있지만 4배 정도 더 비싼 일반 검진을 따로 받아야 제대로 중요한 질환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권유합니다. 그러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중요한 질환을 발견하지 못할까봐 국가건강검진만 해서는 만족을 못하게 되고 결국 비싼 일반검진이나 특별검진을 더 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검사항목이 많을수록 중요한 질환을 발견을 잘하게 되어 건강유지와 예방에 도움이 되는 걸까요?
미국질병예방특별위원회(USPSTF)는 건강검진의료항목에 등급을 매깁니다. 등급은 A B C D I로 매기는데 D등급은 검사로 인한 이익보다는 해로운 부분이 더 크기 때문에 추천하지 않는 등급입니다. I등급은 검사에 대한 근거가 불충분해 추천 여부를 결정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추가 검사 항목을 보면 대부분이 D등급이나 I등급임을 알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굳이 필요없는 검사와 과잉치료를 자제하자는 ‘현명한 선택(Choosing Wisely)’캠페인이 시작되었고 현재 캐나다, 영국, 일본 등으로 확장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의료선진국에서는 주치의 제도가 있어 의사의 의학적 근거에 의해 개인의 현재건강을 고려하여 건강위험요인평가를 하지만 우리나라 검진은 개인 스스로가 혼자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합니다. 그러다 보니 홍보, 광고에 현혹되어 불필요한 검진을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민간 검진센터부터 국공립병원의 검진센터까지 효과가 그다지 없고 이득보다 위해가 더 큰 검사항목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러한 불필요한 검진은 계속 방치된 채 정부에서는 특별한 제재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국의 의학계 석학 단체인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이하 한림원)에서는 최근 ‘슬기로운 검진 권고문’을 발표했습니다. 국민들이 불필요한 추가항목을 선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권고하지 않는 암 검진 5개 항목과 일반검진 5가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권고문은 미국 USPSTF 등급과 캠페인 ‘현명한 선택’의 지침을 적용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의사들이 권고하지 않는 종합건강검진 !
비용대비 효과가 떨어지는 추가항목으로 의사들이 권고하지 않는 일반 검진은 4가지가 있습니다.
1. 건강검진 목적의 비타민 D 검사
비타민D는 하루 10분 햇볕을 쬐면 충분히 섭취가 가능하다. 그런데 미디어에서 국민의 상당수가 비타민D결핍이라는 뉴스를 내보내면서 국민의 70~80%를 비타민D결핍으로 만들어버렸다.
미국가정의사학회에서는 ‘일상적인 비타민D 보충은 암이나 심장질환, 뇌질환을 줄이는 데 역할을 하지 못하며 오히려 과도하게 비타민D를 섭취했을 때는 신장결석, 연부조직 석회화 등의 부작용을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전혀 없는 성인에게 비타민D검사는 불필요하며 비타민D보충제를 먹을 필요도 없다고 합니다.
2. 뇌MRI(자기공명영상)검사
아무런 증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 뇌종양이나 뇌 질환을 찾기 위해 이 검사를 받는데 근거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미국암학회 및 미국심장협회 모두 정상인이 뇌 또는 척수 종양에 대한 선별검사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고 뇌 MRI를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2023년 10월부터 의사가 검사에 대한 의학적 소견하에 지시하여 검사하는 뇌MRI가 아니고 본인이 자청한 검사는 국민건강보험의 항목에 포함시키지 않기로 강력조치 하였습니다. 따라서 정상인이 종합검진으로 뇌MRI를 받는 경우 검사비 100% 전액을 개인 스스로가 부담해야 합니다. 100%전액을 개인이 다 부담해서까지 증상이 없는 개인이 검사를 해야 할 이유는 없다고 합니다.
3. 증상이 없는 노인의 치매 검사
증상이 없는 노인의 치매 검사도 의미가 없다고 말합니다. 국내 의료계에서도 검진센터의 치매 검사의 이득을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검진센터의 치매 검사여부에 대해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치매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딱히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별도로 치매 선별검사를 하는 것을 권하지 않습니다.
4. 심혈관 위험도가 낮은 사람의 관상동맥 CT(컴퓨터단층촬영)검사
심장관상동맥 질환은 고위험군의 질환으로 관상동맥 CT는 환자에게는 매우 유용한 검사입니다. 하지만 건강한 사람에게 급성관상동맥질환이 발생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당장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많지 않습니다. 즉 건강한 사람들에게 굳이 필요하지 않은 검사라 비용 대비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20년 동안 검진을 시행한 명승권 대학원장은 ‘일반 검진은 1년마다 혈압, 혈당, 고지혈증, 비만 등 4가지 검사만 받으면 되며 국가에서 권장하는 6대 암 검사만 받아도 충분하다’고 밝혔습니다.
즉, 국가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건강염려증’으로 인한 쓸데없는 검진비용을 낭비하지 않도록 잘 따져보고 본인에게 맞는 검진을 하시기 바랍니다.